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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만에 글을 쓴다.

벌써 마지막 글을 올린 지 1년이 되어간다는게 믿기지 않는다.

사실 글을 아예 안 쓴 건 아니고 가끔 들어와서 썼는데, 글은 묵혀두고 다시 보면 고칠 게 있으니 즉시 올리지 마라는 조언에 따라 임시저장해 뒀더니, 영원히 안 올리는 참사가 일어났다.

그래서 이제 그냥 글을 쓰면 바로 flush하고, 생각날 때 조금씩 고치는 식으로 해야겠다고 느꼈다.

임시저장된 기가 막히게 쓴 글보단 허접하더라도 세상이 나온 글이 조금이라도 더 가치가 있지 않을까?

오늘은 그런 의미에서 가볍게 오늘 들은 강연에 대한 감상을 써보겠다.

 

오늘 강의는 정보대학 학생회에서 추진한 연사 초청 특강으로, 우리 학교에서 좋은 실적을 내고 있는 김현우 교수님과, 29세의 젊은 나이로 서강대 교수로 부임하신 장부루 교수님이 강연을 맡아주셨다.

두 분 모두 진로에 관한 강의를 해주셨는데, 김현우 교수님은 질문이 많을 법한 진로 주제에 대해 큰 틀에서의 답변을 준비해주셨다. 

크게 산업계 vs 학계의 길이 있고, 그 안에서도 산업계라면 직원이 될 수도 있고 파운더가 될 수도 있고, 학계도 교수가 되는 길이 있고 정출연이나 기업 연구소에 가는 길이 있고.. 등의 큰 그림을 알려주셨다.

다들 궁금해할 주제인 학사 vs 석사 vs 박사 같은 주제도 본인이 어떤 성향일 때 적합한지 의견을 이야기해 주셨다. 교수님 의견에 따르면 본인이 하고 싶은 게 너무 많고, 재미있는 게 너무 많으면 학사로 가면 충분히 많은 돈을 받으면서 재미있는 일들을 할 수 있을 거라 하셨다. 또 문제를 새로 정의하는 게 좋고, 당장은 돈을 벌지 않아도 되는 형편이고, 나중에 돈 많이 벌고 높은 자리에 가고싶으면 박사도 좋은 선택지라고 하셨다. 박사는 실력이 되고 좋은 기업으로 가면 억대 중반을 받는다고 한다. 원래 박사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더 해야겠다고 느꼈다..

그리고 국내vs국외 대학원, 실리콘밸리에 가야 하는 이유도 말씀해 주셨다. 강연 시간이 한시간이라 교수님 말씀을 더 들을 수 없었던 게 너무 아쉬웠다..

 

다음은 장부루 교수님이셨다. 무려 29세로 서강대 컴퓨터학과 교수로 부임하신 대단한 분이다.

그리고 굉장히 익숙한 다음 게임을 만든 분이셨다. 

자연어처리로 미연시를 만들었던 얘기를 어디서 들었는데 (해보진 않음), 그게 하이퍼커넥트에서 직접 만든 것인줄은 몰랐다.

이런 걸 보면 인공지능을 연구하는 거랑 잘 활용하는 거는 참 다른 문제인 것 같다.

워드 임베딩 같은 걸 배워도 그냥 굉장히 재미있는 아이디어라고만 생각했는데,  꼬맨틀과 같이 유사도로 단어를 맞추는 게임을 만드는 걸 보면 참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워드 임베딩으로 이런 재미있는 서비스를 만들 생각을 했을까?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좀 생각을 해봐야겠다.

장부루 교수님은 본인이 흥미있는 주제를 찾아서 그것들만 연구했는데, 처음에는 인스타그램에 올린 자연어 기반으로 장소 추천을 해주는 연구였고, 데이터마이닝, NLP, CV에 걸쳐서 다양한 재밌는 연구들을 진행하셨다. 하이퍼커넥트에서 일하시며 회사가 가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들도 많이 하셨다. 솔직히 요즘은 '연구를 위한 연구', '논문을 위한 연구'도 많고 나도 그런 논문들을 쓰게 되는 것 같아서 경계하게 되었는데, 이렇게 회사에서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연구를 하시는 게 참 멋지다고 생각했다.

아무튼 이렇게 흥미와 문제 위주로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를 하셔서 논문 주제가 굉장히 넓게 (NLP, DM, CV) 걸쳐 있었는데, 교수 임용 때는 NLP 전문가로 포지셔닝을 하셔서 임용이 잘 되셨다고 한다.

그래서 강연의 메시지는 '재밌는 일을 찾아서, 해라! 그러면 언젠가는 다 쓰일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 메시지가 굉장히 가슴에 와닿았던 게, 나는 '재밌지만 커리어에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은'일들을 경시하는 경향이 있었다. 게임을 만든다든가, 아니면 뭐 작게는 AI 모델을 갖고 토이프로젝트들을 한다든가, 하다못해 그림을 그리거나 작곡을 하거나 악기를 배우거나 하는 일들이 있겠다. 그런 일들보다는 뭔가 재미는 없지만 중요할 것 같은 일, 해야 될 것 같은 일(유학이라든가)에만 집중하고 있었는데, 솔직히 조금 지치기도 하고 인생의 명확한 목표가 없이 남들이 하는 좋아 보이는 것은 최대한 다 따라가려고 하는 일만 했다. (공부도 잘해야해, 학점도 잘따야해, 영어도 잘해야해, 연구도 잘해야해, 코딩도 잘해야해, 말도 잘해야해, 책도 많이 읽어야해, 운동도 해야해, 유학도 가야해, ...) 그렇지만 강연을 듣고 좋아하는 것을 좇아도 문제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래는 강연을 들으며 메모한 것이다.


나만의 스토리를 만들자!

  • 지금 하는 모든 일들이 어딘가에서는 도움이 될 수 있음
  • 내가 무엇을 재미있어하는지, 열정을 불태울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 그런 것들이 점들로 남음
  • 점들이 촘촘히 멀리 찍혀있다고 하면 좋은 스토리를 만들 수 있을 것임

→ 결론: 재밌어하는 일을 찾고, 해라! 언젠가는 쓰일 수 있다.


 

그렇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교수님은 좋아하는 일만 해서 된 것은 아닌 것 같다.

뭔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굉장히 많이 하시긴 했지만, 그 뒤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굉장히 전략적으로 접근한 면들이 있다.

서강대 교수 임용 전략에서 어떤 분이 은퇴하셨고 어떤 사람이 필요한지를 보고 본인을 NLP 전문가로 포지셔닝한 것이나, 아니면 교수가 되려고 하셨던 동기도 그렇다.

그렇게 큰 그림으로 현재 상황을 분석하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다음 방향'을 결정하셨기 때문에 현재까지 성공적으로 커리어를 닦아오셨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결론은, 좋아하는 것을 하는 것은 좋다. 훌륭하다. 많은 경험을 하면 나중에 무엇이 되려고 하든, 경험들을 잘 엮어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걸로 충분하지는 않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계획을 세우고 (인생의 목표 수준, 그러기 위해서 어떻게 되어야 할지 수준, 그렇게 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지 수준 등.. top-down으로), 어디로 나아갈지를 결정해야 한다.

일단 나는 인생의 목표가 돈을 많이 벌고 싶다인 것 같은데.. 왜 돈을 많이 벌고 싶은지 잘 모르겠다. 꼭 많아야 하나? 요즘은 어느 정도만 있어도 재미있게 살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요즘 고민이 많다.

일단은 당분간은 하고 싶었던 것들도 해보면서 즐거움을 찾아보고, 그러면서 필요한 것 (영어, 수학 공부 등)을 차근차근 준비해보려고 한다. 

오늘의 글은 여기서 끝!
앞으로도 생각나는 것들이 있으면 짧게짧게라도 올리겠다.
먼저 밀린 글들도 올리고 KCCV 후기도 한달만에.. 올리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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